
센터는 범죄 피해자들에게 치료비, 긴급생계비, 장례비, 간병비, 학자금 등 경제적 지원과 함께 심리 상담, 개별·집단 치유 프로그램(자조 모임) 등 다양한 심리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 출석 시 동행, 재판 모니터링 등 형사사법 절차에서 피해자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법률 지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지역 내 병·의원, 약국 등과 협약을 통해 의약품 제공 등 의료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범죄 피해로 기존 주거지에서 생활이 어려운 경우 주거 환경 개선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거 지원 신청 절차 안내 등 주거 안정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범죄 발생 직후 피해자 보호와 병원 이송, 가족 연락, 범죄 현장 정리(청소) 등 신속한 긴급 구호 및 현장 지원도 펼치고 있다.
복합적인 피해가 얽혀 있는 사건은 범죄 피해자가 여러 기관의 서비스를 한 번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솔루션 사례회의’를 열어 각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율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여러 곳을 알아보고 찾아가지 않아도 센터에서 한 번에 안내를 받거나 연결해 주기에 서비스 만족도가 높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만 건에 달하는 상담을 실시하고, 20억6000여만원의 지원금을 경제, 의료,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했다.
이처럼 센터는 20년간 범죄 피해자들을 묵묵히 지원해 왔지만, 여전히 센터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복광 울산범죄 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은 센터의 중점 지원 기능에 대해 “범죄 피해자의 요구사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담을 실시한 뒤 가장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타 기관과 차별화되게 경제적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피해자들 역시 가장 많이 요청하는 것이 경제적 지원이다. 특히 생계비와 치료비는 피해자가 조속히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을 당하고 급히 도망친 양육자와 자녀들에게는 당장의 생활비가 급한데, 그럴 때 지원금이 한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년간 추진해 온 가족여행 경비 지원 프로그램은 울산센터만의 차별화된 회복 프로그램이다”며 “범죄 피해자들이 범죄 피해로 고통과 자존감이 저하돼 사회와 단절하고 고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와 가족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으로 추억을 만들고 유대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 설립부터 거의 20년간 진행해 온 자조 모임은 매번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통해 피해자끼리 교류하면서 자립심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센터는 범죄 피해자들의 마지막 피신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운영상 어려움도 많다.
김 이사장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심의를 하다 보면 성폭행, 살인 등 평소 생각하지 못한 사건들이 많다. 정말 많이 도와드려야 하는 피해자들이 적지 않은데, 예산이 부족해 지원하지 못 할 때는 가슴이 아프다”며 “반면 간혹 센터 직원들에게 욕하거나 떼를 쓰는 민원인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대응하기 어렵고 한계를 느낀다. 게다가 경제적 지원만을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는 센터에서 지원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온다. 주식 리딩방, 보이스피싱 등에 사기를 당하신 분들이 센터로 피해 보상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우리 센터는 살인, 방화,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기관이라 사기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도움을 드리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복광 이사장은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