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픽시’ 청소년에 유행 ‘위험천만’
상태바
브레이크 없는 ‘픽시’ 청소년에 유행 ‘위험천만’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5.05.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 남구의 한 자전거 판매점에 전시된 픽시 자전거. 시중 제품 대부분은 브레이크가 설치돼있지만 그마저도 일부러 제거하는 것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 픽시 자전거 없으면 친구들과 못 어울린대요. 위험한 건 알지만 아이가 소외될까 걱정이에요.”

최근 울산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픽시 자전거’(fixed-gear bicycle)의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픽시 자전거는 시속 10㎞에서 5.5배, 20㎞에서는 일반 자전거보다 제동거리가 13.5배 길다.

픽시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와 달리 브레이크가 없어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페달을 역방향으로 밟거나 발로 땅을 짚어 멈춰야 한다. 혹은 페달을 고정한 채 뒷바퀴를 미끄러뜨려 마찰력으로 정지하는 ‘스키딩’ 기술을 익혀야 한다.

어느 쪽도 즉각적인 제동이 어려워 돌발상황에서 사고 위험이 크다.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것이 쉽지 않고, 특히 내리막길이나 고속 주행시에는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남구에서 자전거 판매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요즘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중학생들까지 픽시 자전거를 많이 찾는다”며 “시중 제품 대부분은 브레이크가 설치돼있지만 그럼에도 역페달을 밟아야 제동이 가능하고, 그마저도 일부러 제거하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서 ‘멋’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스릴을 즐기기 위해 많이 찾는 것 같다”며 “주로 40만~80만원대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100만원을 훌쩍 넘는 제품도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라 불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유행에 학부모들의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역 맘카페에는 “자전거가 없으면 아이가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픽시 없으면 못 어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 “브레이크를 달아주면 친구들이 왜 다냐고 놀린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앞·뒤 바퀴를 각각 제동하는 별도의 브레이크를 장비해야 한다.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전거 도로 통행이 불법이다. 여기에 자동차나 원동기에도 해당하지 않아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픽시 자전거의 법적 지위부터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통 안전 교육을 실시할 때마다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학교와 가정에서의 안전 교육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산업수도 울산, 사통팔달 물류도시로 도약하자]꽉 막힌 물류에 숨통을
  •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보상절차·도로 조성 본격화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