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연기된 셈인데, 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전략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의 최종보고회를 열었지만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용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기존 제1 도매시장과의 기능 중복을 피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새로 세운 뒤 용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당초 지난해 7월 부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형평성과 지역 균형발전 문제 등으로 결론을 미룬 바 있다.
이번에도 부지보다는 ‘어떤 시장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재 시는 기존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울주군 청량읍 율리로 이전하는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북구에 제2 도매시장을 새로 짓는 이유는 기존 도매시장이 울주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동·북구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시는 율리로 이전이 추진 중인 기존 제1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중복되지 않는 기능을 신시장에 부여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율리 도매시장이 대형 유통거점을 지향한다면 제2 도매시장은 중·소형마트와 소상공인, 일반 소비자 유통을 위한 소비지향형 시장으로 특화될 예정이다.
부지 후보지는 북구청에서 추천한 화봉동, 호계동, 신천동, 시례동, 송정동, 중산동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울산외곽순환도로와의 연계 접근성이 뛰어난 약수화물터미널 인근 부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은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대지면적 4만㎡, 건축연면적 1만6000㎡ 규모에 총 8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2030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용역 일시 중단이 전체 사업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로드맵 수립 시부터 일정에 여유를 둔 덕분이다.
시는 하반기 중 보완된 전략을 반영한 용역을 재개하고, 부지 확정 및 행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 기능의 명확화와 지역 특성 반영을 통해 실효성 높은 공공 유통시설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울산시 관계자는 “부지를 먼저 고르고 시작하면 기존 도매시장과 중복되거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시장 전략을 먼저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용역을 마무리한 뒤 부지 발표와 시민 의견 수렴 등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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